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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 블록체인판 '중고나라'를 꿈꾸다 2018-12-18
강현호 hhkang@blockchainnews.co.kr


▲ [출처: MACH]



게임 아이템 거래 시장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시장은 중개자 없이 개인 간(P2P) 거래가 중심이다. 몇몇 중개회사들도 성업 중이지만 수수료가 부담스럽다. P2P 거래는 수수료가 없지만 대신 사기를 당할 확률이 상당히 높다.


이는 중고거래도 마찬가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사고파는 것은 양쪽 모두에게 유익하지만 리스크가 너무 많다는 문제점이 쉽게 개선되지는 않는다. 마하(MACH)는 이 점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된 세계 최초 AI 챗봇 기반 P2P 자산 거래소를 목표로 한다.


■ 기자에서 IT 업계 관계자로 쌓은 20년 경력


최세준 대표는 게임과 IT 분야에서 20년 이상 활동해왔다. 어린 시절 그저 컴퓨터가 좋아 취미로 컴퓨터를 만지작거렸고, 그것이 <매킨토시>라는 PC 관련 전문 매거진 기자로 일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만 해도 매거진의 전성시대였으니 최 대표는 PC 관련 업계의 여러 인사들을 만날 기회를 잡을 수 있었고, 이후 점점 커지던 게임 산업으로 방향을 틀어 게임 매거진에서 편집장으로 일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매거진 쪽에서 10년 가까이 일을 한 최 대표는 그 후 10년 동안은 IT 업계에서 경력을 쌓았다. 주로 KG모빌리언스, 이니텍 등 보안·인증 관련 분야에서 일을 하며 국내 최초로 모바일 OTP(일회용 패스워드) 2차 인증 방식을 도입했고, 이는 모바일 게임 분야로 확대됐다.


이런 다양한 경험을 해온 최 대표에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눈에 띈 것은 지난해 5월 즈음. 최 대표는 서점에서 갑자기 범람하기 시작한 블록체인과 비트코인 관련 서적들을 읽게 됐다. 그리고 금세 블록체인 기술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실행력이 남다른 최 대표는 즉시 비트웹이라는 블록체인 전문 매체를 만들었다. 그와 함께 여러 주목할 만한 코인들에 직접 투자도 해봤다. 다만 그 타이밍은 썩 좋지 않았다.


▲ 최세준 마하 대표 [출처: 블록체인뉴스]


시점적으로 최 대표가 매체를 만들고 투자를 할 당시는 '눈 뜨고 일어나면 오르는' 암호화폐 황소장이었다. 유시민 작가의 말처럼 투자보다는 투기에 가까운 부분이 있었다. 최 대표는 투기로만 보이는 암호화폐 시장이 그 내면에 '블록체인'이라는 확실한 기술이 있다는 것을 매체를 통해 알리고 싶어 다양한 암호화폐들을 접하고 백서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블록체인이 반드시 필요한 분야지만 해당 프로젝트가 없는 분야를 발견하게 됐고, 고심 끝에 직접 해당 프로젝트를 해보기로 결심했다.


커지는 시장규모만큼 늘어나는 사기 피해


최 대표가 선택한 '반드시 필요한' 프로젝트 명은 '마하(MACH)'다. 마하는 'Market + Asset & AI Chatbot + Crypto & Community+High performance'의 약자다. 인공지능(AI) 챗봇에 기반해 모든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마켓이자 커뮤니티를 표방한다.


마하 프로젝트는 결론부터 말하면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중고 자산거래 마켓'이다. 최 대표는 당초 게임 아이템 거래 시장을 염두에 뒀다. 게임 업계에 몸담았던 당시 해당 업계가 나날이 커지고 있었고, 지금도 게임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게임 아이템 거래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최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 게임 아이템 시장 규모가 2조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적지 않은, 꽤 큰 시장이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템 거래는 P2P(개인 간 직접거래) 방식이 많아 문제가 발생한다. 가령 아이템을 안 주고 돈만 받은 채 거래 종료(로그아웃)하거나 거꾸로 아이템을 건네줬는데 돈이나 게임 머니 등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아이템 거래시장이 커질수록 사기와 피해 건수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물론 이런 P2P 거래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아이템베이나 아이템매니아 같은 중개기업들도 생겨났다. 다만 이들 회사를 거치면 사기 피해를 방지할 수 있지만 중개 수수료가 꽤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마하는 에스크로(Escrow)를 빌미로 높은 수수료를 받는 업체들과 달리 수수료 없고 안전한 거래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다.


▲ 마하 에코 시스템 개념도 [출처: 마하]


게임 아이템 넘어 중고상품 거래도 가능


최 대표는 마하가 자체 토큰을 발행하지만 기본적으로 '거래소 프로젝트'라고 선을 그었다.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이 토큰 발행에 목적을 두고 있는 것과 달리 거래소가 중요하고, 마하 토큰은 판매자와 구매자 간 에스크로 역할에 필요한 수단일 뿐이라고 한다.


마하의 거래소는 법정화폐(Fiat Currency)도 지원할 예정이다. P2P 거래 중개수수료를 아예 안 받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 최저 수준으로 수수료를 낮추겠다고 한다. 목표는 암호화폐를 통한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암호화폐를 받고 게임 아이템을 팔거나 암호화폐를 주고 게임 아이템을 받는다면 당시 암호화폐에 해당하는 환율에 맞춰 마하 토큰을 발행하고, 거래 내역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식으로 거래의 투명성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판매자가 마하 거래소를 믿고 아이템을 맡기면 판매자에게 마하 토큰을 지급한다. 아이템을 구매하는 이는 마하 토큰으로 받을 수도 있고,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으로 시세에 맞게 변경해 받을 수도 있다.


마하 토큰 장점은 마하 토큰으로 거래할 경우 중개수수료가 없다는 점이다. 또 거래소는 마이닝풀(mining pool) 개념을 도입해 거래가 많을수록 보상으로 마하 토큰을 받을 수 있다. 마하 토큰이 에스크로 역할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거래소 이용자들이 입금한 여러 암호화폐들을 마하 토큰으로 변경/기록해 해킹 시 암호화폐를 도난당할 위험을 줄여준다.


최 대표는 "최초 발행량 2억 개가 전부 판매되면 이후 거래소를 이용하려는 이들은 마하 토큰을 따로 구입해야 한다"면서 "여기서 토큰의 가치 상승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I 챗봇 통한 자연스러운 국가 간 거래 지원


마하 거래소의 또 다른 장점은 AI 챗봇을 기반으로 한 자산 거래소라는 점이다. 거래 관련 빅데이터를 학습해 빠르고 정확한 거래를 매칭시켜 준다. 최 대표는 AI, 챗봇, 빅데이터 등 여러 필요기술들 중에서 빅데이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AI 챗봇 전문업체와 제휴해 해당 기능을 거래소에 접목시키고 있다. 마하 거래소는 게임 아이템 거래를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고, 해당 아이템 거래 시장은 국내와 더불어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시장이 매우 큰 시장이다. 초기에는 우리말과 중국어 번역과 이를 통한 AI 챗봇 기능을 제공하게 된다. 이 두 언어에 대한 학습이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면 다음 단계로 일본어와 영어를 적용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들의 언어를 일일이 지원하기 어려워 영어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가령 말레이시아의 한 게이머가 아이템을 판매하려 하고, 일본의 한 게이머가 이를 구매하겠다고 했을 때 두 사람 간 대화를 상대방 언어로 번역해 보여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접속 지역의 IP를 확인하고 자동으로 해당 지역 언어로 보여주는 점도 해외 아이템 거래 시 유용할 전망이다.


최 대표는 "현재 AI 챗봇에 학습시키고 있는 언어는 인기 온라인 게임과 해당 게임의 여러 아이템, 그리고 게이머들의 말투들"이라고 말했다.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이 특유의 말투다. 인터넷상의 단축어들까지 학습시켜 빅데이터로 만든다면 어떠한 환경에서도 서로의 언어로 자연스럽게 거래할 수 있기에 다른 아이템 거래소들과 차별되는 장점을 지니게 된다.


마하 프로젝트가 번역과 자연어 처리 부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온라인 거래 외에 오프라인 현물 거래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샤오미 스마트폰을 한국의 누군가가 구입하고자 한다면 가격 흥정도 해야 하고 서로 날짜를 약속해 소포를 발송하는 등 여러 차례 대화가 필요하다. 아이템 거래보다 훨씬 복잡하고 많은 대화를 해야 하기에 AI 챗봇의 역할이 무척 크다.


VTR로 안정적인 트랜잭션·보안성 확보


마하 거래소는 게임 아이템과 게임 머니, 모바일 데이터, 각종 거래 목적의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구두, 가방, 옷 등 현물자산 거래도 가능하다. 사는 사람만 있으면 어떠한 자산이라도 판매할 수 있다. 그렇기에 최 대표는 P2P 자산 거래소보다 '마켓'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 마켓은 VTR(Virtual Trading Room)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일반 거래소와 달리 중앙화돼 있지 않은 P2P 자산 거래소다. 마하에서는 거래 시 VTR이라는 가상의 룸이 생성된다. 판매자와 거래자가 입장해 거래를 하는 일종의 독립된 공간이다. 해킹이나 여러 위험요소들이 발생하더라도 한 개의 VTR에서만 문제가 생기고 다른 공간은 문제가 없게끔 설계됐다. 게다가 최 대표 스스로가 보안·인증 분야에서 몸담았으니 OTP, E2E(End-to-End. 엔드-투-엔드) 보안, 웹 보안, 구간 암호화 등 여러 가지 안전대책을 세웠다.


거래소 내 VTR은 트랜잭션이 많이 발생하면 처리속도가 느려지는 기존 블록체인의 단점을 효과적으로 개선한다. 가상의 VTR에 거래를 원하는 이들이 각각 동시다발적으로 입장하게 되고, 거래가 완료될 때만 트렌잭션이 활성화된다. 엄청나게 높은 TPS를 요구하지도 않고, 또 느려지지도 않는다.


이와 별개로 마하 거래소는 다이오스(DAIOS)라는 메인넷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는 ERC20 기반 프로젝트지만 향후 거래가 많이 일어날 경우 다이오스 메인넷을 별도로 론칭하고 마하 거래소가 다이오스의 첫 번째 디앱(dApp)이 될 전망이다.


IEO로 꼭 필요한 금액만 투자받을 것


마지막으로 최 대표는 토큰 프로젝트가 아니기에 자금 모금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드캡이 타 프로젝트들보다 적다. 최 대표는 마하 거래소를 안정화시키는 데 1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 시간 동안 소요될 경비만 투자받으면 된다고 말한다. 투자금이 많아도 그것 자체가 믿고 투자해준 분들에게 진 '빚'이라고까지 말했다.


다행히 마하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내다본 여러 기관과 개인이 적잖이 투자했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이 많이 나빠졌지만 부족한 자금은 IEO(거래소공개)나 STO(시큐리티토큰공개) 등을 통해 모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CO가 백서에 지나치게 의존적이기에 사기나 스캠이 많았다는 사실이 사기를 최대한 줄이려는 마하 프로젝트의 방향과 맞지 않았다.


대표는 "스캠이 아니더라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으나 프로젝트가 어려워져 실패하는 프로젝트도 많이 생긴다""저 스스로도 ICO를 마친 프로젝트를 100% 믿지 않는다. IEO 형태를 많이 반긴다"고 말했다.


<블록체인뉴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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