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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겨울이 아니고 봄이다 2019-01-09
강현호 hhkang@blockchainnews.co.kr

▲ [출처: 셔터스톡]



요즘 밋업이나 세미나에 가보면 발표자들은 대개 최근의 암호화폐 급락에 따른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겨울이 찾아왔다"에 비유하면서 매우 힘든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이제야 따스한 봄 날씨를 되찾았다는 느낌이 가득하다. 


사실 작년 5월 이후 지난여름까지 시장 분위기는 40도를 오르내리는 찜통 같았던 이상기후와 다를 바 없는 이상과열 상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말도 안 되는 백서 하나 가지고 수십억원은 기본이고 수백억에 이르는 투기자금이 몰려다닌 그 시기는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와 더불어 인류 2대 버블 사태로 기억될 것이 분명하다. 


시장에서 버블이 사라지고 냉정한 투자자와 제대로 된 프로젝트들이 나타나는 이 시기가 이제는 최적의 엔젤투자 시기가 다가온 것으로 보므로 필자는 "봄날이 왔다"는 표현을 쓰면서 매우 반갑기만 하다. 


사실 ICO 이전, 우리나라의 엔젤투자는 그야말로 '속 빈 강정'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나라 주식투자자의 수는 약 400만 명에 이른다. 그리고 연 5~8% 수준의 이익을 내기 위해 P2P 대출상품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약 3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에 비해 정부에서 허가해준 인디고고, 킥스타터와 같은 형식처럼 P2P 크라우드펀딩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놀랍게도 채 2000명이 안 된다. 엔젤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누구나 당연히 생각하는 벤처캐피털의 엔젤투자는 전무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형편없는 수준이다. 


결국 2000년 인터넷 버블 이후, 우리나라에서 뛰어난 재주와 사업 계획을 가지고도 엔젤투자를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스타트업에 투자해 상장까지 가는 데 평균 13.1년이나 걸린다는 벤처캐피털협회의 발표를 보더라도 기존 방식의 엔젤투자는 일반인들의 호응을 얻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런 답답한 상황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믿어 투자를 해주고 코인으로 받아 상장 이전에도 매매가 가능하여 투자금의 유동성을 극대화시킨 ICO가 탄생했다. 이를 통해 최근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으로 시중에 떠도는 자금이 약 1117조원에 이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ICO에 투자금이 몰린 것은 당연하며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반면에 어처구니없는 사기성 ICO가 범람하면서 알트코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냉소적으로 돌아섰다. 설상가상으로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와 미국 SEC의 조사 강화 소식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면서 시장은 아예 꽁꽁 얼어붙었다는 자조적인 표현이 나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필자는 이 상황을 다르게 본다. 이상기후가 정리되고 이제는 검증된 프로젝트와 신뢰할 수 있는 멤버들로 구성된 제대로 된 블록체인 사업체가 나타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아직도 검증되고 수익성이 기대되는 프로젝트에 투자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을 확인했기에 새 봄날이 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더구나 IEO 가이드라인과 같이 업계 내에서 자율규제 형태의 자정 움직임도 적극 나타나고 있으며 메인넷의 개발을 비롯해 지지부진하던 프로젝트들이 이제 서서히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기에 분위기도 좋아지고 있다고 본다. 


2019년에는 분명 시대를 앞서갈 블록체인 기반의 프로젝트들이 기존의 전통적인 인터넷 시장 강자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암호화폐 시장을 새롭게 리드할 것으로 믿는다. 이렇게 시장을 과거의 암울했던 ‘엔젤투자 부재’의 시대를 기준으로 바라보면 우리는 무한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이제 일반인들도 누구나 쉽게 투자하고 빠른 투자 회수가 가능하며 뛰어난 능력과 아이디어가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팀원이 있다면 누구나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그야말로 ‘봄’이다.


신근영(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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